홍사종의 상상칼럼 / 만화적 역발상으로 위기 극복

만화와 현실의 경계가 있을까. 그러나 오늘날에 있어 만화는 상상력의 또 다른 이름으로 각광 받는다. 만화 속의 황당무계한 상상력도 현실 속에서 다 구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화와 현실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화가이고 또한 과학자이기도 했던 르네상스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에 날아다니는 기계, 즉 오늘날의 비행기를 상상력으로 스케치해 냈지만, 그야말로 만화 수준에 그쳤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이 공상을 구현한 사람은 그로부터 400년 후의 라이트 형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의 만화적 공상 혹은 상상이 발전한 테크놀로지와 결합해서 순식간에 현실로 바꾸어 낸다.
필자의 아들은 초등학생 시절 명절 때마다 귀향길에서 “대학에 들어가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엄마에게 약속했다.
아들의 약속에 “만화 그리니?”하며 늘 냉소로 답했던 아내는 그로부터 몇년 후 네덜란드 우주항공연구소(NLR)에서 개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소식을 들었다. 이 스카이자동차는 지금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 상용화시켜 시장에 내놓았다.
이미 세상은 만화세상으로 바뀌었다. 정보화 사회의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의 여건은 만화적 상상력이 구현해 낸 가상공간과 현실을 넘나든다.
상상력의 대가인 만화가들은 인간이 달을 정복하기 전부터 달에 넘나들었고 태양계를 탐험했다. 어찌 보면 인류가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과학문명의 이기들도 만화가들의 작품이다. 요즘 성공한 드라마와 영화의 뿌리를 캐면 만화가 원전이다. 〈꽃보다 남자〉 〈올드 보이〉 〈라이온 킹〉 등도 만화가 원작인 경우다.
내 판단에 만화적 상상력의 원천은 거꾸로 보기다. 정보사회 이후 우리 농촌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서 농업인들은 이 변화에 당황하기 일쑤다. 그러나 변화를 거꾸로 읽으면 해법을 찾지 못할 일도 없다. 이 변화를 거꾸로 읽는 방법이 바로 만화적 상상력이 아닐까 한다.
뉴질랜드는 오래전에 농업보조금을 폐지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농업보조금을 철폐하면서 예상한 농업실패율은 10%대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농업개혁 5년이 지난 이후 실패 농가는 1%에 그쳤고, 농업보조금 철폐 이전에는 연 1.5%에 불과했던 생산성이 연 6%로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농업위기를 농업인 스스로 역발상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극복해 낸 것이다. 전 세계로 ‘키위 마켓’을 키워 나간 전략은 이때 나왔다. 그리고 농촌을 아름답게 가꾸어 별의별 관광상품을 만들어 내 농가의 소득을 높였다. 전 세계 여행객들은 이 나라의 농촌을 빼고 뉴질랜드를 여행하지 않는다.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우리나라의 농촌과는 다른 얘기다. 물론 뉴질랜드의 사례는 고령화와 영세농 위주로 꾸려 가고 있는 한국의 농업실정과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 사례는 한국에 맞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농촌에 주는 보조금은 향후 축소될망정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내년도 농가에 주는 천적산업 보조금은 전액 삭감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천적(벌레산업)기업도, 친환경농법을 시도한 농가도 모두 위기를 맞이한 것일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만화적 역발상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거꾸로 대처한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의 삶에 대한 수요가 커져 가고 있음을 안다면 말이다.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
홍사종의 상상칼럼 / 만화적 역발상으로 위기 극복
만화와 현실의 경계가 있을까. 그러나 오늘날에 있어 만화는 상상력의 또 다른 이름으로 각광 받는다. 만화 속의 황당무계한 상상력도 현실 속에서 다 구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화와 현실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화가이고 또한 과학자이기도 했던 르네상스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에 날아다니는 기계, 즉 오늘날의 비행기를 상상력으로 스케치해 냈지만, 그야말로 만화 수준에 그쳤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이 공상을 구현한 사람은 그로부터 400년 후의 라이트 형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의 만화적 공상 혹은 상상이 발전한 테크놀로지와 결합해서 순식간에 현실로 바꾸어 낸다.
필자의 아들은 초등학생 시절 명절 때마다 귀향길에서 “대학에 들어가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엄마에게 약속했다.
아들의 약속에 “만화 그리니?”하며 늘 냉소로 답했던 아내는 그로부터 몇년 후 네덜란드 우주항공연구소(NLR)에서 개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소식을 들었다. 이 스카이자동차는 지금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 상용화시켜 시장에 내놓았다.
이미 세상은 만화세상으로 바뀌었다. 정보화 사회의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의 여건은 만화적 상상력이 구현해 낸 가상공간과 현실을 넘나든다.
상상력의 대가인 만화가들은 인간이 달을 정복하기 전부터 달에 넘나들었고 태양계를 탐험했다. 어찌 보면 인류가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과학문명의 이기들도 만화가들의 작품이다. 요즘 성공한 드라마와 영화의 뿌리를 캐면 만화가 원전이다. 〈꽃보다 남자〉 〈올드 보이〉 〈라이온 킹〉 등도 만화가 원작인 경우다.
내 판단에 만화적 상상력의 원천은 거꾸로 보기다. 정보사회 이후 우리 농촌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서 농업인들은 이 변화에 당황하기 일쑤다. 그러나 변화를 거꾸로 읽으면 해법을 찾지 못할 일도 없다. 이 변화를 거꾸로 읽는 방법이 바로 만화적 상상력이 아닐까 한다.
뉴질랜드는 오래전에 농업보조금을 폐지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농업보조금을 철폐하면서 예상한 농업실패율은 10%대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농업개혁 5년이 지난 이후 실패 농가는 1%에 그쳤고, 농업보조금 철폐 이전에는 연 1.5%에 불과했던 생산성이 연 6%로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농업위기를 농업인 스스로 역발상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극복해 낸 것이다. 전 세계로 ‘키위 마켓’을 키워 나간 전략은 이때 나왔다. 그리고 농촌을 아름답게 가꾸어 별의별 관광상품을 만들어 내 농가의 소득을 높였다. 전 세계 여행객들은 이 나라의 농촌을 빼고 뉴질랜드를 여행하지 않는다.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우리나라의 농촌과는 다른 얘기다. 물론 뉴질랜드의 사례는 고령화와 영세농 위주로 꾸려 가고 있는 한국의 농업실정과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 사례는 한국에 맞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농촌에 주는 보조금은 향후 축소될망정 늘어나진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내년도 농가에 주는 천적산업 보조금은 전액 삭감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천적(벌레산업)기업도, 친환경농법을 시도한 농가도 모두 위기를 맞이한 것일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만화적 역발상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거꾸로 대처한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의 삶에 대한 수요가 커져 가고 있음을 안다면 말이다.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