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종의 상상칼럼 / 아름다운 농촌이 경쟁력이다
영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고 살고 싶은 곳 1순위는 옥스퍼드 북쪽에 있는 코츠월드지역의 전원마을들이다. ‘바이버리’ ‘보톤 온더 워터’ 등으로 소개되는 이 소박한 시골마을이 모든 영국인에게 살고 싶은 꿈의 장소로 손꼽히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바이버리와 보톤 온더 워터지역 등은 특별히 내세울 만한 유적·관광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압도하는 풍광의 자연공원도 없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이다. 단지 험하다고 할 수 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구릉지대를 품에 안고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시내가 있을 뿐 특별하게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장소도 아니다. 마을 너머로 드넓게 펼쳐진 유채밭과 밀밭·초지 여기저기서 방목되는 양떼 등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지극히 평범한 마을일 뿐이다.
이 마을에 지금 영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영국 내에서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다 보니 땅값과 집값이 여느 지역보다 비싸다. 무엇이 코츠월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인이 되었을까. 바로 마을의 아름다움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이 특별히 돈으로 매만져진 것이거나 인공적인 요소의 가미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방문자들은 금세 알 수 있다.
코츠월드지역 사람들은 수백년 동안 있던 가장 영국적인 요소의 건물과 자연을 가급적이면 손대지 않고 보존했다. 18세기 목양업으로 번성했던 이 지역 집들은 지역 특산의 붉은 크림색 돌로 지어졌는데, 오래된 집도 현대적 시설이 필요한 내부만 손댈 뿐 외형은 전통을 유지한다.
특히 바이버리는 영국의 유명 건축가이자 시인인 윌리엄 모리스로부터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칭송을 얻어냈다. 맑게 흐르는 시냇가에는 예로부터 그랬듯 송어가 뛰어놀고, 세월의 더께가 얹혀진 정겨운 돌담은 오랜 이야기를 도란도란 담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와도 이 지역 사람들은 미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쁘고 아름다운 가게를 운영할 뿐 붉은색의 간판과 네온을 휘황찬란하게 켜며 손님을 끄는 일이 없다. 얕은 개울가 주변에는 천장 낮은 옛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찻집이 있고 사람들이 넘친다.
영국의 인터넷 사이트가 실버어워드(은상)를 수여한 스완호텔은 바이버리에 있는 작은 숙박업소인데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투숙이 가능하다. 호텔 식사의 재료는 이 지역 농산물이다. 송어·꿀·빵·우유·유채기름 등의 농산품으로, 다른 지역 것보다 월등하게 비싸지만 엄청나게 팔린다. 자연을 향한 겸손하고 소박한 태도와 전통이 지켜지는 건축물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코츠월드’ 마을이 곧 브랜드가 됐기 때문이다.
문명이 고도화되고 삶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전원마을로 달려가고 싶어한다. 모든 영국인들의 마음이 영국의 농촌 코츠월드로 달려가듯 우리 한국인의 마음도 지금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농촌은 어떠한가. 샌드위치 패널로 마구 급조된 가건물과 시멘트 콘크리트로 덧발라진 건조물들, 기형적으로 큰 원색 간판이 널브러진 오만한 농촌의 풍경은 도리어 사람들을 쫓고 있다.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만드는 것은 꼭 돈과 인공이 가미돼야 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지역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잘 보존하는 것과 손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가급적 지켜내고 가꾸어 나가는 일도 아름다운 농촌을 만드는 전략이 아닐까. 아름다운 농촌에 부(富)가 있음을 인식할 때다.
홍사종의 상상칼럼 / 아름다운 농촌이 경쟁력이다
바이버리와 보톤 온더 워터지역 등은 특별히 내세울 만한 유적·관광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압도하는 풍광의 자연공원도 없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이다. 단지 험하다고 할 수 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구릉지대를 품에 안고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시내가 있을 뿐 특별하게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장소도 아니다. 마을 너머로 드넓게 펼쳐진 유채밭과 밀밭·초지 여기저기서 방목되는 양떼 등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지극히 평범한 마을일 뿐이다.
이 마을에 지금 영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영국 내에서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다 보니 땅값과 집값이 여느 지역보다 비싸다. 무엇이 코츠월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인이 되었을까. 바로 마을의 아름다움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이 특별히 돈으로 매만져진 것이거나 인공적인 요소의 가미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방문자들은 금세 알 수 있다.
코츠월드지역 사람들은 수백년 동안 있던 가장 영국적인 요소의 건물과 자연을 가급적이면 손대지 않고 보존했다. 18세기 목양업으로 번성했던 이 지역 집들은 지역 특산의 붉은 크림색 돌로 지어졌는데, 오래된 집도 현대적 시설이 필요한 내부만 손댈 뿐 외형은 전통을 유지한다.
특히 바이버리는 영국의 유명 건축가이자 시인인 윌리엄 모리스로부터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칭송을 얻어냈다. 맑게 흐르는 시냇가에는 예로부터 그랬듯 송어가 뛰어놀고, 세월의 더께가 얹혀진 정겨운 돌담은 오랜 이야기를 도란도란 담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와도 이 지역 사람들은 미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쁘고 아름다운 가게를 운영할 뿐 붉은색의 간판과 네온을 휘황찬란하게 켜며 손님을 끄는 일이 없다. 얕은 개울가 주변에는 천장 낮은 옛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찻집이 있고 사람들이 넘친다.
영국의 인터넷 사이트가 실버어워드(은상)를 수여한 스완호텔은 바이버리에 있는 작은 숙박업소인데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투숙이 가능하다. 호텔 식사의 재료는 이 지역 농산물이다. 송어·꿀·빵·우유·유채기름 등의 농산품으로, 다른 지역 것보다 월등하게 비싸지만 엄청나게 팔린다. 자연을 향한 겸손하고 소박한 태도와 전통이 지켜지는 건축물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코츠월드’ 마을이 곧 브랜드가 됐기 때문이다.
문명이 고도화되고 삶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전원마을로 달려가고 싶어한다. 모든 영국인들의 마음이 영국의 농촌 코츠월드로 달려가듯 우리 한국인의 마음도 지금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농촌은 어떠한가. 샌드위치 패널로 마구 급조된 가건물과 시멘트 콘크리트로 덧발라진 건조물들, 기형적으로 큰 원색 간판이 널브러진 오만한 농촌의 풍경은 도리어 사람들을 쫓고 있다.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만드는 것은 꼭 돈과 인공이 가미돼야 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지역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잘 보존하는 것과 손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가급적 지켜내고 가꾸어 나가는 일도 아름다운 농촌을 만드는 전략이 아닐까. 아름다운 농촌에 부(富)가 있음을 인식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