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종의 상상칼럼 / 향토음식에 ‘예술’ 옷을 입히자
“담는 그릇·상차림 멋스러움 살려야 한식의 품격 높아져”
최근 경남 하동과 전남지방을 미식(美食)여행을 하며 들른 향토식당에 대한 생각 한토막이다.
미식가 하면, 고대 로마시대의 귀족 루클루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루클루스는 단순 소박한 고대 로마인의 식단을 예술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식도락가(食道家)다. 루클루스가 한끼 식사 비용으로 쓴 돈이 로마의 평민이 10년 동안 벌어야 얻을 수 있는 규모였다니 호사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아직도 유럽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그의 이름을 딴 ‘루클루스정식’이라는 일품요리가 요리사의 신화를 상기시켜 줄 정도다.
로마가 세계를 제패했던 그 시절 프랑스지방에 살던 갈리아인들은 음식물을 대충 불에 굽거나 삶아 먹는 정도의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별다른 상상력의 도움 없이 먹을거리를 해결하던 프랑스인들은 14세기 후반에 와서 식단의 대혁신을 이룩해 냈다. 타이방이라는 요리연구가가 유명한 요리책 <르 비앙디에>를 펴냈는데, 오래된 요리 방식의 개선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세련미를 중시했다. 소스를 다양하게 발전시키며, 미식가들의 끊임없는 탐구심을 충족시켰던 프랑스 요리는 이로부터 세계 요리의 정상 자리를 획득했고 고급요리의 원조 이탈리아를 눌렀다. 전 세계 어느 호텔에 가도 소위 ‘프렌치’ 식당이 ‘이태리’ 식당보다 높은 레벨(등급)로 대접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전통과 역사도 그것을 바꿔 내려는 인간의 창의적 노력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프랑스 요리의 핵심은 상상력과 세련미다. 같은 재료로 펼쳐 내는 레시피(요리법)의 풍부함과 변화무쌍함은 물론 멋스러움까지 가히 문화선진국의 요리답게 식도락가들에게 감탄을 선사한다.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지금 세계 요리사의 한 장을 써 내겠다며 의욕적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최고 건강식으로서의 한식의 탁월한 기능성을 홍보하고 3대 발효식품인 간장·된장·고추장의 표준화를 통한 다양한 창의적 요리의 개발 등 세계화를 위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음식의 우수성과 맛의 탁월함은 글로벌 미각 경쟁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식 요리분야에 최근 많은 인재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요리를 담는 그릇, 상차림 등 멋스러움까지 진일보하고 있다. 맛은 기본이지만 멋스러움과 세련됨은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문화적 날개나 다름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향토의 유명 식당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맛은 압도적이지만 멋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섬진강가에서 먹은 ‘참게 가리장국’과 ‘봄 도다리 쑥국’의 맛은 아직도 입가에 맴돌지만, 이를 담은 플라스틱 혹은 스테인리스 그릇 , 그리고 세련됨이 없는 상차림은 미식의 가치를 거꾸로 반감시킨다. 최고의 요리로 꼽히던 이태리 요리가 프랑스 요리에 뒤진 것은 맛에서가 아니라 상차림, 즉 예술에 가까운 스타일에서 임을 주목해 볼 일이다.
향토음식의 소박한 느낌은 깔끔한 도자기 등을 활용한 스타일로 얼마든지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서양음식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의 감각을 활용해 보는 것도 아이디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고장의 향토식당 운영자들을 모아 각자의 개성에 맞는 창의적 ‘푸드스타일리스트 교육’을 시켜봄이 어떠할까. 향토음식의 품격도 높이고 관광 등 지역 경제발전 또한 함께 도모하는 전략으로 적극 권해 본다.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
홍사종의 상상칼럼 / 향토음식에 ‘예술’ 옷을 입히자
미식가 하면, 고대 로마시대의 귀족 루클루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루클루스는 단순 소박한 고대 로마인의 식단을 예술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식도락가(食道家)다. 루클루스가 한끼 식사 비용으로 쓴 돈이 로마의 평민이 10년 동안 벌어야 얻을 수 있는 규모였다니 호사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아직도 유럽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그의 이름을 딴 ‘루클루스정식’이라는 일품요리가 요리사의 신화를 상기시켜 줄 정도다.
로마가 세계를 제패했던 그 시절 프랑스지방에 살던 갈리아인들은 음식물을 대충 불에 굽거나 삶아 먹는 정도의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별다른 상상력의 도움 없이 먹을거리를 해결하던 프랑스인들은 14세기 후반에 와서 식단의 대혁신을 이룩해 냈다. 타이방이라는 요리연구가가 유명한 요리책 <르 비앙디에>를 펴냈는데, 오래된 요리 방식의 개선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세련미를 중시했다. 소스를 다양하게 발전시키며, 미식가들의 끊임없는 탐구심을 충족시켰던 프랑스 요리는 이로부터 세계 요리의 정상 자리를 획득했고 고급요리의 원조 이탈리아를 눌렀다. 전 세계 어느 호텔에 가도 소위 ‘프렌치’ 식당이 ‘이태리’ 식당보다 높은 레벨(등급)로 대접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전통과 역사도 그것을 바꿔 내려는 인간의 창의적 노력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프랑스 요리의 핵심은 상상력과 세련미다. 같은 재료로 펼쳐 내는 레시피(요리법)의 풍부함과 변화무쌍함은 물론 멋스러움까지 가히 문화선진국의 요리답게 식도락가들에게 감탄을 선사한다.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지금 세계 요리사의 한 장을 써 내겠다며 의욕적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최고 건강식으로서의 한식의 탁월한 기능성을 홍보하고 3대 발효식품인 간장·된장·고추장의 표준화를 통한 다양한 창의적 요리의 개발 등 세계화를 위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음식의 우수성과 맛의 탁월함은 글로벌 미각 경쟁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식 요리분야에 최근 많은 인재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요리를 담는 그릇, 상차림 등 멋스러움까지 진일보하고 있다. 맛은 기본이지만 멋스러움과 세련됨은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문화적 날개나 다름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향토의 유명 식당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맛은 압도적이지만 멋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섬진강가에서 먹은 ‘참게 가리장국’과 ‘봄 도다리 쑥국’의 맛은 아직도 입가에 맴돌지만, 이를 담은 플라스틱 혹은 스테인리스 그릇 , 그리고 세련됨이 없는 상차림은 미식의 가치를 거꾸로 반감시킨다. 최고의 요리로 꼽히던 이태리 요리가 프랑스 요리에 뒤진 것은 맛에서가 아니라 상차림, 즉 예술에 가까운 스타일에서 임을 주목해 볼 일이다.
향토음식의 소박한 느낌은 깔끔한 도자기 등을 활용한 스타일로 얼마든지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서양음식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의 감각을 활용해 보는 것도 아이디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고장의 향토식당 운영자들을 모아 각자의 개성에 맞는 창의적 ‘푸드스타일리스트 교육’을 시켜봄이 어떠할까. 향토음식의 품격도 높이고 관광 등 지역 경제발전 또한 함께 도모하는 전략으로 적극 권해 본다.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