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0.05.03일자 농민신문> [상상 칼럼/홍사종] 거침없이 변화하는 농업과 세상

옥란문화재단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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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종의 상상칼럼 / 거침없이 변화하는 농업과 세상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홍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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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가수 남진의 〈가슴 아프게〉라는 노래를 모르는 중년 세대는 드물 것이다. 이 노래가 당시 인기가요 상위순위에 무려 3개월 이상 올랐으니 〈가슴 아프게〉가 누린 인기를 가늠하게 한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의 가사와 만나자마자 혹자들은 이 노래가 이별의 정한을 주제로 한 유행가임을 금세 눈치 챌 것이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애인과 자신을 갈라놓은 바다를 한없이 원망하고 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임이 떠난 바다 건너 저편의 세계가 어디인가’라는 점이다.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외국 어디가 아니겠나 상상해 보다가 곧바로 이어지는 가사 소절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해 저문 부두에서 떠나가는 연락선을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국제간 페리호도 아니고 연락선이 다니는 곳이라면 연평도, 흑산도 정도의 섬지역이라는 얘기이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볼 때 사랑하는 애인이 섬으로 떠났다고 해서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편견일 뿐이다. 삶의 근간이 농사였던 당시의 젊은이들은 농경지로부터 멀리 떠날 수가 없었다. 농작물을 돌보지 않으면 농사가 망쳐지고 온 집안 식구가 다 굶어 죽을 판에 사랑하는 연인이 떠난 바다 건너로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큰 모험일 수밖에 없다.


유행가는 당대의 문화와 사회상을 반영한다. 〈가슴 아프게〉는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돌출한 문화 현상의 단면이다.


그런데 그 이후 세상은 크게 변해, 생산의 주력이 농사에서 공장 기계로, 그리고 첨단정보기술로 바뀌는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이 도래했다. 이런 사회 변화에 걸맞게 유행가도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2005년 인기가요 반열에 올랐던 박상철의 〈무조건〉은 〈가슴 아프게〉 시대의 종말을 노래한다.


“내가 필요할 때 나를 불러 줘 언제든지 달려갈게”로 시작을 여는 이 가요의 하이라이트는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이다.


연안 섬지역으로 떠난 임과 통한의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 많은 농경사회 젊은이들의 의식은 그 사이 확장된 정보유목민의 사고로 무장한 신세대 젊은이들에 의해 교체됐다. ‘사랑한다면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인들 못 건너랴’ 하는 모험정신까지 가미돼 노랫가락을 신나게 이끌어 간다. 사람들이 변했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끌어 가는 시장까지 변했다는 것이다.


우리 농업도 〈가슴 아프게〉에서 〈무조건〉 시대까지 거침없이 달려왔다. 변화가 빠를 때는 이를 누가 먼저 읽고 흐름을 따라가느냐가 중요할 때가 있다. 앞으로 상상칼럼은 독자와 함께 농업과 세상의 흐름을 거침없이 통찰하며 상상하는 지면이 될 것이다. ‘무조건’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




● 홍사종(洪思琮)은 …


앞으로 2주에 한번씩 상상칼럼을 쓰게 될 홍사종은 경기 화성시 서신면 용두리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농협 조합원이다.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서울 정동극장장,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주임교수, (재)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등을 역임했다. 정동극장장 재임시 역발상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혁신적 경영모델을 만들어 낸 공로를 인정받아 공기업 경영혁신 최우수상과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현재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사)농어촌문화미래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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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옥란문화재단은 설립자 홍사종이 그의 모친 옥란 이재복 여사와 부친 홍극유 선생의 뜻을 받들어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영종이길 120-8번지 일대의 전통한옥과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가대(家垈)를 출연 다문화가정 지원사업과 농촌사회 경제 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옥란재단의 가대는 소설가 박태순 선생이, ‘한국 전통의 원림문화를 오늘의 산업 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수 있는지 살필 수 있게 하는 참으로 희귀한 녹색의 장원’이라 극찬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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