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0.06.28일자 농민신문> [상상 칼럼/홍사종]엄나무 손만두 이야기

옥란문화재단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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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종의 상상칼럼 / 엄나무 손만두 이야기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홍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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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남만(南蠻)족의 음식이었다는 원래의 만두는 소를 넣지 않고 찐 떡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를 넣은 것은 교자(餃子)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를 넣은 것만을 만두라고 부른다. 아무튼 변화무쌍한 모양과 맛을 자랑하는 중국만두의 세계는 한입 크기의 딤섬만두에서부터 사람 머리 크기의 만두까지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조선 영조 때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 만두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엔 조선 중기 이전에 전래했다고 보는 쪽이 맞다. 익히는 방법에 따라 찐만두·군만두·물만두 등으로 나뉘어졌고, 모양에 따라 귀만두·둥근만두·미만두·병시(餠匙) 등으로 나뉘어졌던 만두는 또 지역적 특성에 따라 분화하고 특성화됐다.

서울 자하문 밖 부암동에는 우리나라 서울만두의 전통을 백년 넘게 이어 온 ‘자하손만두’ 집이 있는데, 웬만한 전국의 미식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올해로 이미 100세를 훨씬 넘긴 윤손이 할머니의 손으로 빚어내는 손만두의 전통은 이 집 손녀인 박혜경 대표에게로 고스란히 대물림되어 지금은 국내 굴지의 백화점에까지 입점하는 등 서울 만두가에서 최고로 성공한 인사가 됐다.

인왕산과 북한산을 오르던 등산객을 대상으로 3대째 살아오던 집 한편에서 만두를 만들어 팔다가 일어선 만두명가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박대표에 의하면 전통을 중시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내려온 서울식 만두의 전통이라는 기반 위에 다음으로 신경을 썼던 것은 만두의 맛과 멋이다. 손끝으로 빚어내는 맛깔스러운 만두는 기본이지만, 이왕이면 서민들의 음식이라고 알려진 만두 담는 그릇과 가게의 분위기까지 ‘멋있게’ 만들자는 것이 박대표의 생각이었다.

또 클래식음악과 미술에 조예가 깊은 그는 만두가게에 유명 작가의 그림을 거는 등 만두와 문화적 감성을 결합, 고급화했다. 테이블에 두는 꽃병 하나, 접시 한개, 주차서비스, 종업원의 태도 하나까지 박대표의 정성이 안 들어간 곳은 없다.

마지막으로 혼신을 쏟은 일은 만두의 다양한 변신이다. 수백가지가 넘는 중국만두처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기호를 빠르게 따라잡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자하손만두에서 그녀의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새로운 만두소와 맛의 비밀은 기존 분식집 만두계에도 영향을 줬다.

그런 그녀가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롭게 출시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만두가 바로 엄나무손만두다. 봄에 돋아나는 엄나무(음나무)순은 나물에 들어 있는 항산화·항암효과도 단연 으뜸이지만 쌉싸래하게 감기는 맛 또한 일품인 고급 산나물 중 하나다. 특히 이 나무에 들어 있는 약리물질인 루틴 성분은 현대인의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특효다. 두릅순보다 몇배 탁월한 약리효과와 독특한 향을 만두 속에 담은 것뿐만이 아니다. 엄나무만두는 지금 여름철 콩국만두로 변신해서 만두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엄나무손만두의 탄생과 성공 사연을 읽으면 재배 농가들도 한철 순만 따서 파는 장사만 할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아직은 미숙한 엄나무순의 저온냉장 보관방식의 개발과 다양한 식재료로의 공급을 연구해 볼 일이다. 꼭 엄나무순의 판로뿐이랴. 자하손만두의 박혜경 대표처럼 먼저 상상하고 도전한 농가만이 변하는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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