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란문화재단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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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재단법인 옥란문화재단은 설립자 홍사종이 그의 모친 옥란 이재복 여사와 부친 홍극유 선생의 뜻을 받들어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영종이길 120-8번지 일대의 전통한옥과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가대(家垈)를 출연 다문화가정 지원사업과 농촌사회 경제 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옥란재단의 家垈는 소설가 박태순 선생이, ‘한국 전통의 원림문화를 오늘의 산업 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수 있는지 살필 수 있게 하는 참으로 희귀한 녹색의 장원’이라 극찬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홍사종의 상상칼럼 / 산지를 보조 식량자원 생산기지로 만들자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홍사종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의 농지 규모는 2009년 현재 173만7,000㏊ 정도다. 1995년 198만3,000여㏊이던 농지가 이만큼 줄었다는 것은 거의 해마다 1만7,000㏊ 정도의 땅이 농지에서 다른 용도로 바뀌었음을 말해 준다.
지난해만 해도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해당하는 2만2,600여㏊의 농지가 사라졌다. 또 정부가 현재 여론 수렴 없이 밀어붙이기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으로 향후 전체 농지의 1.5%가 사라질 전망이라고 하니 농지 감소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농지 감소는 곧 식량자급률의 저하로 이어진다.
식량자급률이 27%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은 세계 농산물시장의 민족주의화 경향을 읽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앞으로 많은 농산물 수출국가들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곡물 수출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기후재앙은 이를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식량 확보가 곧 국가안보와 동일한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중남미 등 해외식량자원기지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해외식량 확보 전략으로는 안정적인 식량의 수급목표를 이룰 수 없다. 해외의 임차농지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지속 가능하게 들여올 수 있는 경우는 당사국가가 충분한 잉여식량을 확보하고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개성공단 위기처럼 국가간 분쟁 혹은 기후대재앙 등이 전제되었을 때 해외식량기지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다른 대안은 없을까. 산지 활용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침 산림청에서는 해마다 전용되어 사라지는 농지 규모만큼인 2만~3만㏊의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유실수 경작이 가능한 경사도 20도 미만의 산지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40~50년 전 도시 인근 혹은 야트막한 야산에 심어진 리기다소나무는 그 효용가치가 떨어져 벌목되고 있고, 그 자리에 조선소나무와 백합나무 등 목재로서의 생산가치가 높은 나무가 심어지고 있다.
물론 산림청은 목재용·밀원용 등 다양한 식재를 권장하고 있지만 예산집행기관인 시·군과 영세산주로부터 대리경영을 위탁 받은 산림조합은 편의주의적 방식으로 소나무·백합나무 등 목재 생산용 나무들만 일괄 식재하고 있다. 목재자원으로서뿐만 아니라 밀원, 향기치료, 휴양림, 나아가 보조식량자원으로까지 가치가 소중해진 산림의 미래를 보는 안목 결여와 손발이 맞지 않는 행정체제가 원인이 됐다.
산지의 38%나 되는 경사도 20도 미만의 완경사 산지를 보조식량기지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앞으로 관리도 적게 들어가고 식재가 용이한 밤나무·호두나무·왕도토리나무·은행나무·체리나무(남부지방)·헛개나무 등의 보조식량 및 기능성열매를 얻어낼 나무를 체계적으로 조림한다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한번 심어진 나무는 연륜을 더하면서 수확이 늘어날 것이고, 호두나무·은행나무·체리나무 등은 식용열매뿐만 아니라 고급목재로도 가치를 높여 갈 것이다. 그뿐이랴. 밤나무·헛개나무와 체리나무는 아까시나무숲의 쇠락으로 밀원을 잃어 가고 있는 양봉 농가를 위해서도 금 같은 자원이 될 것이다.
농림당국은 곡물만이 식량이 아닌 시대를 맞아 산지의 식량자원화 전략을 멀리 내다보며 짜 볼 일이다.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sjhong@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