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0.10.11일자 농민신문> [상상 칼럼/홍사종]아까시나무를 다시 심어야 하나

옥란문화재단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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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종의 상상칼럼 / 아까시나무를 다시 심어야 하나


 

일러스트=김상민

포토뉴스강력한 폭풍을 동반한 태풍 ‘곤파스’가 할퀴고 간 직후 중서해안 지역에서 많은 나무가 처참하게 쓰러졌다. 우선 소나무의 피해가 심했고 무엇보다도 가장 많이 쓰러진 나무는 40~50년 자란 아까시나무다.


이번 태풍이 아니더라도 전국의 많은 등반로를 오르다 보면 눈에 띄게 쓰러져 있는 나무 또한 아까시나무다. 아까시나무는 권력의 시작부터 종말까지 한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따라갔다. 모두가 궁핍했던 1960~70년대, 한국사의 혼란기에 불쑥 등장한 한 대통령과 양분 없는 황폐한 산림에 가시를 내밀며 숲의 권력을 거머쥐었던 아까시나무는 출발부터 닮았다.


생장 초기의 끈질긴 맹아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샀던 아까시와 그 대통령의 통치행태 또한 닮았다. 이뿐이랴. 외국에서 차관을 도입해 산업화의 토대를 닦는 것도 나무가 사는 방식과 똑같다.


우리의 아까시나무는 피폐한 산림의 복구를 위해 천근성(淺近性) 뿌리 끝부분에 있는 뿌리혹박테리아를 이용, 공기중에서 양분(차관·借款)을 빌려 온다. 그래서 아까시나무숲이 있는 땅은 놀라운 복원력으로 복구된다. 한때 사방공사용으로 심어진 우리나라의 아까시숲은 전체 산림의 10%를 차지했다. 수백종이 넘는 종(種)의 다양화로 변화된 오늘날의 산림과는 달리 아까시나무는 다른 종과 경쟁을 싫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10년, 20년이 지나면 원하던 원치 않던 스스로 비옥하게 만들어 낸 자신의 영토 안에 참나무류(類) 같은 음수(陰樹)들을 키워 낸다. 햇볕이 조금만 있어도 잘 견디는 인고의 힘을 지닌 이 잘 자란 음수들은 한 전직 대통령의 탄압에도 잘 견뎌 온 민주화의 거목들을 연상하게 한다.


그렇지만 아까시나무를 직접 쓰러뜨리는 것은 음수들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을 키워 주고 지켜 왔던, 그리하여 늘 권력의 동반자라고 태산같이 믿던 측근인 바람과 비다. 정확하게 말하면 뿌리가 약하다는 것을 안 바람과 비의 변덕이 만들어 낸 폭풍우이다.


햇볕을 많이 받아야 잘 자라는 양수(陽樹)의 숙명을 타고난 아까시나무는 숲의 천이(遷移)과정 속에서 어차피 권력을 음수에게 내어 줄 수밖에 없다.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산의 고도 압축성장을 이루어 낸 아까시나무도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산림에서 아까시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불과 2% 미만인 점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정부에서는 양봉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8년 기준 3,500억원이던 봉산물 생산량을 2015년 7,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양봉 농가는 전체 꿀 생산량 중 70%가 아까시꽃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들어 아까시나무를 대대적으로 심자고 한다. 정부도 아까시나무를 조림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 세상처럼 숲의 권력도 돌고 돌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의 때가 있는 세상에서 천이의 숙명 속으로 사라져 가는 아까시나무숲을 다시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순리를 거스르는 방안일 것이다.


변한 산림 생태에 걸맞은 백합나무·음나무·때죽나무·헛개나무 등의 밀원수종을 적극 개발 육성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까시나무 대신 뉴질랜드의 마누카꿀 못지않게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봉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헛개나무숲의 대대적 조림도 방법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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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옥란문화재단은 설립자 홍사종이 그의 모친 옥란 이재복 여사와 부친 홍극유 선생의 뜻을 받들어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영종이길 120-8번지 일대의 전통한옥과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가대(家垈)를 출연 다문화가정 지원사업과 농촌사회 경제 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옥란재단의 家垈는 소설가 박태순 선생이, ‘한국 전통의 원림문화를 오늘의 산업 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수 있는지 살필 수 있게 하는 참으로 희귀한 녹색의 장원’이라 극찬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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